샤워할 때 발바닥까지 물이 자작하게 차올랐다.
하수구가 막힌 것이다.
평소 머리카락은 자주 비워주는데
이상하게 물이 내려가지 않았다.
배관에 쌓일 만한 게 없었을 텐데, 왜 그럴까 싶었다.
아마 아주 작은 것들이 오랜 시간 동안 조금씩 쌓여서
결국 통로를 막아버린 모양이다.
내 삶도 그렇지 않을까.
아주 작은 나쁜 습관 하나, 사소한 상처 하나, 별것 아닌 스트레스들이
쌓이고 쌓여 어딘가를 막고 있는 것 같다.
뭔가 계속 답답한데, 정확히 어디가 문제인지 알 수 없었다.
하수구의 물처럼 천천히 내려가듯이,
답답한 마음은 시간이 지나면 괜찮아지곤 했다.
하수구는 다이소에서 클리너를 사 와
거품을 내고 한 시간쯤 두었더니
언제 막혔었나 싶을 정도로 물이 잘 내려갔다.
내 삶에도 그런 게 하나 있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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