9월 18일, 부산 북항 친수공원 수로에 상어 한 마리가 나타났다. 소식이 알려지자 많은 사람들이 상어를 보기 위해 이곳을 찾았다. 언제 모습을 드러낼지 알 수 없고, 나타난다고 해도 물속의 희미한 그림자나 지느러미 정도만 볼 수 있을지 모른다. 그런데도 사람들은 그곳으로 향했다.
생각해보면 조금 이상한 일이다.
상어를 보고 싶다면 훨씬 좋은 방법이 많다. 수족관에 가면 커다란 유리창 너머로 살아 있는 상어를 가까이에서 볼 수 있다. 인터넷을 검색하면 바닷속을 헤엄치고 사냥하는 모습까지 선명한 화질로 볼 수 있다. 이제는 AI를 이용해 실제로 촬영하기 어려운 모습은 물론, 현실에는 존재하지 않는 장면까지 만들어낼 수 있다.
그런데 그중에는 상어 한 마리를 보기 위해 KTX를 타고 부산까지 찾아간 사람들도 있었다.
수족관의 상어와 바다의 상어는 모두 살아 있는 진짜 상어다. 하지만 둘 사이에는 분명한 차이가 있다. 수족관은 인간이 상어를 관찰할 수 있도록 만들어진 공간이다. 정해진 장소에 가서 입장료를 내면 우리는 상어를 만날 수 있다. 영상은 보고 싶은 순간에 재생하고, 멈추고, 다시 볼 수 있다. AI는 아예 내가 보고 싶은 장면을 만들어준다.
하지만 바다에 나타난 상어는 우리를 위해 그곳에 있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찾아간다고 나타나야 할 이유도 없고, 사진을 찍기 좋은 곳으로 헤엄쳐줄 이유는 더더욱 없다. 상어의 움직임은 우리의 기대와는 아무런 상관이 없다.
어쩌면 그래서 사람들은 그 상어를 보러 간 것이 아닐까.
우리는 우리와 상관없이 존재하는 것을 마주할 때 특별함을 느끼는 게 아닐까.
생각해보면 자연에서 만나는 많은 순간이 그렇다. 노을은 내가 보기 위해 지는 것이 아니고, 야생동물은 나를 만나기 위해 나타나는 것이 아니다. 자연은 인간의 기대나 필요에 맞춰 움직이지 않는다.
우리는 점점 더 인간을 위해 만들어진 것들 속에서 살아가고 있다. 알고리즘은 내가 좋아할 만한 것을 골라주고, 서비스는 불편함을 없애며, AI는 내가 원하는 것을 만들어준다. 앞으로는 지금보다 훨씬 더 많은 것들이 나에게 맞춰질 것이다.
그런 세상에서 한 마리의 야생 상어를 보기 위해 수많은 사람이 난간에 기대어 기다리고 있는 모습이 이상하게 아름답게 느껴진다.
상어는 그들에게 보여주기 위해 그곳에 온 것이 아니다. 사람들에게 감동을 주려는 의도도 없었을 것이다. 그저 그곳에 있었을 뿐이다.
어쩌면 무엇이든 우리를 위해 만들어낼 수 있는 시대가 되어갈수록, 우리를 위해 만들어지지 않은 것들은 더 특별해지는지도 모르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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