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현장에서 공사를 하고 밤에는 집에서 공사 방법을 공부하기를 대략 한 달이 지나고 있다. 아직 완벽히 철거가 끝난 것은 아니지만, 다음 과정인 목공으로 넘어갈 수 있는 때가 됐다. 그런데 목공 자재는 너무 크기 때문에 어떻게 집안으로 옮길 지 그 방법이 고민이었다. 철거할 때 나온 온전한 합판을 1층으로 옮겨봤는데 휘어가며 겨우 옮겨봤기 때문에 고민을 넘어 걱정됐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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각재 길이 : 3,200mm
합판 크기 : 1220mm x 2440mm

일단 목공 자재 가격을 알아보기 위해 을지로부터 다녔다. 을지로에는 인테리어에 필요한 거의 모든 자재를 판매하고 있었다. 몇 군데를 돌아보며 가격을 파악해 보고 배송이나 이양 방법을 물어봤다. 대부분 사다리차로 옮길 것을 권했고 사람은 2명 정도 필요하다는 게 일반적인 대답이었다.

그런데, 자재 가격이 왜 이렇게 다를까. 차이가 너무 컸다. 보통 한치 각재, 다루끼로 불리는 2x2 각재는 한 단에 2만 원부터 4만 원까지 형성되어 있으며 2만 원도 A급이라는데 4만 원도 A급이면 도대체 무슨 차이로 두 배 차이가 나는지 매장마다 가격이 너무 달라 혼란스러웠다. 일단 마음에 드는 가게 명함만 받아 집으로 돌아왔다. 당장 주문해 받고 싶지만, 좋지 않은 자재를 비싸게 살까 봐 조금만 더 알아보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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셀프 철거 후기(장, 단점) 철거 비용 결산. | 셀프 인테리어 도전기 #15
대략 한 달 동안 직접 철거를 진행하며 느낀 점이나 간략하게 알게 된 내용을 정리하고 기록으로 남기고 싶었다. 몇 년 뒤에 추억으로 읽거나 다른 프로젝트를 진행하며 힘들 때마다 읽으면 초심을 잡아주는 역할이 되었으면 한다. 한 달이라는 시간은 어쩌면 인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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새로산 공구

공구 살 때도 뭘 사야 할지, 뭐가 더 좋은지, 사용 방법 등 여러 가지를 공부해야 하니 많은 시간을 사용했다. 가격 대비 좋은 것을 사고 싶은데 “좋다”라는 개념을 잘못 생각하면 이쁜 쓰레기를 살 수 있게 되니 조심해야 했다. 하지만, 믿고 사는 브랜드가 있어 상품을 선택하기까지 고민하는 시간을 줄여줬다. 나에게는 디월트, 밀워키가 그런 브랜드였다. 특히, 디월트 매니아가 되어 가고 있었다.



밀워키 30M 쵸크라인(48-22-3986)

먹줄은 크게 분말, 잉크가 있는데 이 제품은 분말이다. 벽이나 합판 등 여러 곳에 마킹할 때 사용한다. 이 제품보다 저렴한 먹줄도 많았는데 몇 번 써보니 잘못 썼다가 줄이 엉키는 일이 잦아서 이 제품을 선택했다. 특징으로는 기어 리트랙션 속도가 6:1로 조금만 되감아도 줄이 빠르게 감긴다. 12,000원에 구입.



제스트 폼건(Z-1007N-NC)
출처 : 제품 상세페이지

이 제품에 특별한 기능으로 밸브를 닫으면 건의 내부를 공기가 통하지 않게 해 건 내부에 있는 우레탄폼이 마르지 않는다. 작업 속도가 느린 초보자에게 중요한 기능일 것이다. 몇 주 동안 사용하지 않고 내버려둬도 건 내부에서 우레탄폼이 굳질 않았다. 16,800원에 구입.






단열에 사용할 우레탄폼, 접착제 선택

단열하는 방법은 다양했다. 우레탄폼으로만 작업하는 전문가들도 많았는데 집수리 아카데미에서 배웠던 게 이 방법이라 배웠던 방법대로 진행하기로 결정! 그런데 유튜브를 찾아봐도 이런 방식, 이 접착제로 작업하는 사람은 찾기 힘들었다.



원평 단열보드접착제 G-2

G-2라는 접착제를 사용했다. 우레탄폼 형식의 접착제를 사용하면 훨씬 더 간단해 보였지만, 배울 때 더 튼튼하게 붙는다고 해서 G-2를 사용했다. 사실, 튼튼하게 붙는지 다른 접착제와 비교해 본 적은 없지만, 써보면서 익숙해지기도 했고 강하게 붙는 느낌이 들어 선택했다.

여기서 디테일하게 들어가면 “잘 붙는다”는 생각해 볼 필요가 있다. 순간적으로 잘 붙어도 5년, 10년, 그 이상으로 잘 붙어 있을지는 모른다. 접착제에 따라 빠르게 잡아주는 것과 시간이 걸리지만, 굳으면 강력하게 잡아주는 접착제가 있어 섞어 쓰거나 목적에 맞게 접착제를 선택해야 했다.



타이거 이지본드(우레탄폼 형식의 접착제)

그래서 단열 작업할 때 우레탄폼 형식의 접착제 ‘타이거 이지본드’와 ‘G-2’ 접착제를 섞어 사용했다.





단열 시작

  • 첫번째, 단열재 접착제 ‘G-2’ 사용

G-2 접착제를 비슷한 양으로 분포시켜 발라줬다. 비슷한 양으로 분포시켜야 벽에 붙을 때 뜨는 곳 없다. 한곳에 접착제를 많이 바를 경우 단열재와 벽 사이에 공간이 생길 수 있으니 적당한 양이 무엇인지 찾아야 했는데 몇 번 작업하다 보면 쉽게 느낄 수 있어서 어렵진 않았다.



  • 두번째, 우레탄폼 형식의 접착제 ‘타이거 이지본드’ 사용

타이거 이지본드는 G-2가 붙어서 굳을 때까지 잡아주는 용도로 발랐다. 집수리 아카데미에서 배울 땐 잘 했는데 오랜만에 하려니 잘 안됐다.



엉망진창... 알고 보니 폼건에 양 조절할 수 있는 밸브가 있는데 너무 많이 나오게 되어 있었다.



조절하니 편안하게 잘 쏴졌다. 휴~



벽과 단열재 사이에 접착제가 없는 공간이 크면 클수록 전도와 대류현상으로 열 손실이 클 것이다. 아주 적은 열 손실이라도 줄이기 위해 이지본드로 바둑판을 그리기 시작했다. 게다가 G-2 본드가 잡아줄때까지 이지본드가 잡아줘야 하니 G-2 본드 중심으로 도포했다.



  • 세번째, 우레탄폼 사용

벽, 바닥에 단열재의 단면이 완벽하게 밀착될 수 없으니 그 부분을 우레탄폼으로 채워야 한다. 단열재 첫 장이라 실수했는데 우레탄폼(주황색)을 먼저 쏴주고 단열재를 붙여야 한다. 이때에는 단열재를 먼저 붙이고 우레탄폼(주황색)을 그 후에 쐈다.



단열재 수직을 잡는 장면

드디어 단열재 첫 장을 붙였다. 첫 장을 붙일 때 수직으로 붙이는 게 중요하다. 첫 장을 수직으로 해놔야 다음 단열재를 붙일 때 편하게 붙일 수 있다. 단열재마다 조금 간격을 두고 붙이면서 우레탄 폼으로 채우는 것도 방법일 것이다.



무릎과 두손으로 밀고 있는 장면

우레탄폼이 굳기까지 시간이 필요해 직접 누르고 있었는데 다른 무언가로 고정할 게 필요했다. 이렇게 한장 한장 직접 누르면서 작업하다간 작업 속도가 너무 느릴 것이다. 이날이 그랬다.



아직은 서툴지만, 두 번째 장은 첫 장보단 빠르게 진행했다.



작업하다 보면 적당한 본드의 양이 어느 정도인지 감이 오기 시작한다. 처음이라 본드를 아끼려고 했지만, 점차 본드를 더 많이 쏴줬다.



벽 끝부분이 4cm 정도 공간이 있었는데 우레탄폼으로 채우려다 먹줄도 튕겨 볼 겸 단열재를 잘라 붙였다.



그런데 있는 줄 알았던 커터 칼 없어 유틸리티 칼로 자르게 됐는데 칼날이 짧아 자르기 불편했다. 필요한 장비가 뭐가 있는지 계속 찾아보며 주문하는데 늘 하나씩 부족했다.



유틸리티 칼(터프빌트 TB-H4S5-01)로 단열재 다르는 모습


잘라서 쓰는 부분은 접착제를 바르기 전에 크기가 맞게 잘랐는지 체크 후에 접착제를 발라야 한다.



삐져나온 우레탄폼은 마른 다음에 잘라내면 된다.



몇 장 붙이지도 않았는데 밤이 됐다. 오늘은 이 정도만 하고 퇴근해 봐야겠다.

늘 시멘트 냄새가 가득했던 공간이 접착제 냄새로 가득 찼다. 뭔가 몸에 안 좋을 것 같은 냄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