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인지문공원(興仁之門公園)은 서울특별시 종로구 종로6가에 위치한 공원이다. 한양도성에 인접한 이화여자대학교 동대문병원과 인근 지역을 철거한 후 공원으로 조성하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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흥인지문공원은 두 번 방문으로 영상을 완성할 수 있었다. 첫날은 비가 너무 많이 와서 촬영을 거의 하지 못했다. 두 번째 날은 ‘슈퍼 블루문’으로 달을 보기 위해 많은 사람이 공원을 찾은 날이었다. 슈퍼블루문이라는 빅이벤트를 모르고 작업하러 온 것인데 이렇게 운이 좋을 수가 있을까? 촬영하고 녹음하기는 힘들지 몰라도 영상의 분위기가 더 활기찰 것 같아 기분이 들떴다.
흥인지문공원은 교통량이 많은 사거리 앞에 바로 있어 차량의 소음이 공원의 분위기를 압도하고 있었다. 여기서 특징을 잡고 녹음해야 하는데 공원 어디서 녹음해도 차량의 소리가 크게 녹음 될 것만 같았다. 샷건 마이크로 좁은 영역만 녹음되게 세팅하거나 차량 소음을 지워야 하는 후 작업이 많은 곳이었다. 이런 어려움을 누군가 알아주길 바라는 마음은 없지만 아무렇게나 녹음해서 쓰면 되는 거 아니냐는 소리는 듣기 싫었다. 소리는 집요하게 신경 써가며 작업해야지 좋아지기 때문에 녹음 작업은 늘 예민해진다.
귀뚜라미 소리는 얼핏 듣기에는 비슷해 보이지만 개체마다 소리가 다 다르다. 사람으로 치면 목소리 톤이 다르고 말투가 다른 것처럼 귀뚜라미는 울음소리의 간격이 좁거나 음의 높낮이가 있다. 사방에서 들리는 귀뚜라미 소리 중에 어떤 소리를 담을지 집중해서 듣다 보면 내가 있는 공간이 순간은 다르게 느껴진다. 짧은 순간이지만 멀리서 들리던 도시 소음과 사람들의 말소리는 들리지 않고 오직 귀뚜라미와 나만 존재하는 공간처럼 느껴진다. 수십 마리가 있을까? 그중에서 어떤 소리를 담을지 결정하기가 쉽지 않았다. 게다가 귀뚜라미는 수줍음이 많은 것처럼 다가가기만 하면 조용해진다. 녹음기만 설치해 두고 멀리서 모기와 싸우며 지켜본다. 운이 좋아 다시 목청껏 울어 줄지 모른다. 그러다 산책 나온 강아지가 다른 동물인 줄 알고 헤어리 윈드 스트린을 냄새 맡고 핥아 댄다. 제발 영역표시만은 하지 말아주길.
시간은 점점 늦어져만 가고 모기들이 더 기승을 부리기 시작한다. 녹음을 8~9번 정도 시도 했지만, 녹음이 잘 됐을지 확인하고 싶지 않게 모기들이 내 몸에서 잔치를 벌였다. 모기 기피제도 소용이 없었다. 아내는 9방 정도 물리고 난 7방 정도 물렸다. 소리가 녹음될까 봐 피를 빨아먹고 있어도 세게 칠 수도 없었다.
집에 와서 확인해 보니 귀뚜라미 소리는 세 번, 발걸음 소리는 두 번 녹음된 게 마음에 들었다. 이 정도면 운이 좋은 편이다. 사실 귀뚜라미 소리는 워낙 많이 녹음 했던 거라 사용할 수 있는 파일이 많지만 새로 구입한 ZOOM H8으로 녹음된 소리가 조금 더 좋게 느껴졌다. 썸머버드 채널에는 조금이라도 좋은 소리를 사용하여 좋은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
이 영상이 어떤 사람들에게 전달되고 어떤 경험을 줄지 기대된다.
Camera : Fujifilm X-Pro3 | Lens : TTArtisan 50mm F1.4 | Audio Recorder : Zoom H8 | Microphone : Zoom XYH-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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