드디어 집을 둘러본다. 하필 엄청 더울 때 공사를 시작하게 됐는데 서 있는 것만으로도 땀이 흐르는 날씨였다. 이사까지는 대략 4개월 남았는데 시간이 부족하게 느껴진다. 일정이 부족하면 전문가에게 의뢰할 계획이다.
인테리어의 모든 과정은 당연히 매끄러울 수 없을 것이고 완성도 있는 작업은 어려운 게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셀프 인테리어를 하는 목적 자체가 전문가가 작업한 것 같이 완성도 높은 공간으로 만들기보다는 우리 부부가 만족할 수 있는 공간을 함께 만드는 것에 의미를 뒀다. 셀프 인테리어 후기를 찾으면서 느낀 점 중에 인상 깊었던 것은 만족도였다. 대부분 자신이 만든 공간이 어설퍼도 그 공간에 대한 만족도가 높았다. 우리 부부도 셀프 인테리어라는 방법을 통해 만족도가 높은, 그런 집을 만들고 싶었다.
• • •
집 컨디션 체크! 체크!! 체크!!
오래된 집이다 보니 컨디션 체크도 하고 정리도 할 겸 현장에 갔다. 30년이 넘은 집이다 보니 보수가 필요한 부분과 개선해야 할 점들을 세밀하게 체크할 필요가 있었다.

집에 들어오면 사진처럼 주방이 바로 보인다. 창문이 앞이랑 왼쪽에 있어 환기도 잘될 것 같고 빛도 잘 들어와 너무 좋았다.

주방에서 반대편을 바라보면 이렇다. 옛날 집에서 볼 수 있는 흔한 2bay 구조다. 현관에서 바라보면 주방까지 한눈에 다 보이는 오픈된 구조라서 거실과 주방을 구분할 수 있는 형태로 바꾸고 싶었지만 어떻게 할 수 있을지 연구가 필요했다.


큰방은 창문이 동쪽으로 나 있고 콘센트는 2개, 보일러 컨트롤러가 있었다. 콘센트를 더 추가하고 싶은데 벽을 파지 않으면서 콘센트를 추가할 수 있는 방법이 있을지 찾아봐야겠다.
이방은 침실이 될 것 같다.

작은 방은 베란다가 연결되어 있고 남향이라 하루 종일 빛이 들어온다. 식물 키우기 딱 좋아 보인다. 콘센트 1개가 있고 작업실겸 옷방이 될 것 같다.

작은 방을 통해 들어올 수 있는 베란다는 한쪽은 보일러가 있고 전면이 다 창문이라 여름에는 덥고 겨울에는 추울 것 같았다. 그런데 오래된 집이라 그런지 베란다가 너무 좁았다. 세탁기가 안 들어갈 것 같은 불길한 예감이 든다.

화장실 창문 방향도 남향이라 하루 종일 빛이 들어올 듯하다. 세탁기가 놓여있는 자리는 바닥이 살짝 높은데 화장실에 세탁기를 두지 않을 생각이라 바닥 턱을 제거해야 한다.

배선함을 보니 엄청 오래되어 보이는 녀석이 보인다. 누전 차단기가 2개 배선용 차단기가 2개인데 처음에는 당황했다. 요즘은 배선용 차단기 1개에 누전차단기 여러 개가 연결되어 있기 때문이다. 찾아보니 옛날에는 누전차단기 하나에 배선차단기 여러 개가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조명 스위치가 안 되는 것도 있고 콘센트도 더 필요해 배선함 교체뿐만 아니라 전반적인 전기공사도 필요해 보인다. 그런데 셀프 인테리어로 배선함 교체한 사람은 찾을 수 없었다.
셀프 인테리어 시작? 실측, 철거
며칠 후 주문한 공구가 현장에 도착해 확인도 하고 실측도 할 겸 다시 갔다 왔다.

철거에 필요한 공구들을 주문했는데 배송비도 절약할 겸 다음 과정에 필요한 공구들도 함께 주문했다. 무슨 공구가 필요한지 파악이 안 되다 보니 정작 필요할 걸 주문을 안 하거나 필요 없는 걸 주문하게 되는 상황이 발생했다.

실측하고 보니 바닥하고 벽이 수직 수평이 아니란 걸 알게 됐다. 시멘트벽으로 수직, 수평 잡기는 힘들다곤 하지만 이 집은 작게는 1cm 크게는 8cm 차이가 나기도 했다. 8cm 차이는 너무 심한 거 아닌가?

아직 가구가 있다 보니 실측을 다 할 수 없어 빠르게 끝내고 맛보기로 철거도 조심스럽게 진행했다. 일단 눈앞에 보이는 것부터 제거해 나가면서 철거 예상 시간이 얼마나 걸릴지 파악을 해봤다.

조금씩 공사 현장처럼 변해가고 있다.

은근히 마음에 드는 체리 색 몰딩, 아쉽지만 제거 했다. 집 전체를 무 몰딩으로 진행할 예정이다.

벽지도 신나게 뜯어 봤다. 그런데 벽지가 3~4겹이나 붙어 있었다. 보통 덧방을 한다고 듣기는 했지만 3~4겹이나 되어있다니. 세월의 흔적이 많이 느껴진다. 아무 생각 없이 막 뜯어대니까 스트레스가 풀린다.
조금이나마 작업했던 과정을 고려해서 전반적으로 걸리는 시간을 대충이라도 계산해 보니 주 6일 일해서 한 달 정도 걸리는 걸로 나왔다. 계산 방법으로 올바른 방법이 있는 건 아니고 벽 하나당 몇 시간, 천장은 벽보다 더 힘드니 +50% 시간 추가. 이런 식으로 대충 계산했다.
저녁 7시. 퇴근!
작업한 것은 별로 없다고 느껴지고 너무 덥고 힘들어도 내 손으로 집을 만들어 간다는 게 너무나 뿌듯하고 설명하기 힘들 정도로 기분이 좋았다. 작업이란걸 한지 첫날이라 더 그런 걸지도 모르겠지만, 어떤 분들은 셀프 인테리어로 집을 완성하고 이사하면서 여러 감정에 복받쳐 울기도 했다. 그 들이 무슨 감정이 들었을지 아주 조금 공감하기 시작한 듯하다.

집으로 돌아가던 길에 올려다본 하늘은 오늘따라 더 멋져 보였다.
내돈내산! 이번에 구입한 공구 리스트
가격, 품질, 브랜드를 비교하며 많은 고민 끝에 선택한 공구들이다. 가장 좋은 공구라고는 할 수 없겠지만, 사용하면서 만족스러운 제품들만 모아봤다.
-
투명 보안경 보러 가기
타카, 회전톱, 그라인더 사용 시 눈을 보호하기 위해 사용한다. 안전제일! -
GVS 일립스 P100 방진마스크 (사이즈 선택 가능) 보러 가기
먼지가 많은 작업에 사용하기 매우 좋고 필터를 교체해서 사용할 수 있다. 강추! -
3M 슈퍼그립 200 장갑 (사이즈, 수량 선택 가능) 보러 가기
사이즈 S, M, L 중에서 선택할 수 있고 일반 목장갑처럼 헐렁하지 않아 공구를 잡는 그립감이 매우 향상된다. 필수! -
디월트 DWHT25227-0 7인치 삼각자 스피드 스퀘어 보러 가기
목공 작업의 기본 장비. 필수! -
밀워키 48-22-3079 와이어 스트리퍼, 전선 탈피기 보러 가기
이 공구만 있다면 전기 작업을 편하게 할 수 있다. 돈이 아깝지 않은 구매. -
스마토 육각빠루 SM-26W750 (길이 750mm) 보러 가기
철거 작업할 땐 편리하지만, 인테리어 공사 후에는 가정용 호신 장비로 전환할 수 있다.😅 -
스탠리 55-116 인테리어 빠루, 손빠루 (길이 200mm) 보러 가기
휴대성이 좋고 다양한 작업에 사용할 수 있어 편리하다. 대만족! -
코메론 프로아츠 자켓줄자 KMC-31JT-K (줄자 길이 5M) 보러 가기
추천이 많은 이유가 있다. 공사 기간 내내 가장 많이 쓰는 도구. -
SB 콤비네이션 스퀘어 CNS-300 (길이 300mm) 보러 가기
각재에 같은 사이즈를 체크할 때 유용하고 스피드 스퀘어랑 같이 사용하면 더욱 편리해진다. 하지만 주로 인테리어 목공보단 가구만들때 사용하는 공구다. -
스탠리 16OZ 화이바 자루 빠루 망치 STHT51391 보러 가기
손잡이가 고무로 되어 있어 그립감이 좋다. -
스마토 헤라 경화형 모음, 스크래퍼 (사이즈 선택 가능) 보러 가기
경화형 헤라로 긁어낼 때 쓰기 좋다. 손잡이 부분을 타격해서 긁어낼 수 있다. 예를 들어 우레탄폼, 시멘트똥, 퍼티 등 -
스마토 헤라 유연형 모음, 스크래퍼 (사이즈 선택 가능) 보러 가기
퍼티 작업할 때 필수다. 더 좋은 퍼티용 헤라도 있지만 몇 배 비싸기 때문에 초보자에게는 이 정도도 충분해 보인다. -
스마토 스크래퍼 SM-S600 (길이 600mm) 보러 가기
칼날을 교체하기 편하고 뭔가를 긁어낼 때 유용하다.
제휴 링크로 구매 시 제휴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급받아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Member discussion