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방에 있는 창문을 줄이기 위해 여러 업체에 전화 문의를 해봤지만 대부분 인건비도 안나올 작업량이라며 단호하게 거절 하셨다. 하지만, 긍정적인 답변을 주셨던 업체는 긍정적일 수 없는 가격을 말씀해 주셔서 당황스러웠다. 창호 교체 가격은 왜 이렇게 합리적이지 못할까.

• • •

셀프 철거, 벽지 떼기, 화장실 세면대 제거, 싱크대 철거, 주방 벽 타일 철거 | 셀프 인테리어 도전기 #07
우리 집 인테리어 도전기의 일곱 번째 이야기로 인테리어 철거 과정을 보여주고 있다. 특히 벽지 떼기, 화장실 세면대 제거, 싱크대 제거하는 과정을 담고 있다.

• • •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호(샷시) 가게 모습
동네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창호(샷시) 가게 모습

주방쪽 창호(창문) 한개 교체 비용 문의에 대한 답변

A 동네 창호 업체
창호 작업자, 조적 작업자, 스카이차를 불러야 하니 200만원.
이 정도면 저렴하죠?
B 동네 인테리어 업체
작업자를 구해야 하고 이틀이 걸리게 되면 비용 추가되고 작업자마다 비용 다를 수 있음 150만원 +@.
다른 업체도 다 똑같아요.
C 인지도 있는 창호 전문 업체
창호 하나만 교체하는 건 가격 산정이 힘들지만, 집 전체 창호를 교체할 경우 저렴하게 770만원.
이 정도면 최저가에요.
D 동네 창호 업체
오래된 건물이라 철거 과정에서 벽이 조금 무너질 가능성이 있어 시간이 더 필요함. 비용은 작업 해봐야 알 수 있음.
나는 잘 모르고 작업자가 와봐야 알 수 있어요.



C 업체에서 전체 창호 교체 비용 770만원 이야기를 들으니 창호 하나에 200만원 주고 못할 것 같다. 참고로 이 집은 창문이 크고 많은 집이었다.



빨간 벽돌과 회색 벽돌이 쌓여있는 모습
빨간 벽돌은 외벽, 회색 벽돌은 내벽용으로 주문

창문 크기를 줄이려면 벽돌이 필요할 거 같아서 미리 주문해 뒀다. 주문하면 2~3일 뒤에나 받을 수 있다 보니 미리 자재를 사놓고 있었다. 그런데 창문은 교체할 수 있을까? 괜히 돈만 버리는 거 같아 심리적 압박이 심해져만 간다.
사진 정도의 벽돌을 주문해도 배송비는 5만 원이다. 1톤 트럭 가득 채워 주문해도 똑같이 5만 원. 집 근처에 파는 곳이 있다면 안 써도 될 돈인데 아까웠다. 이때부터 배송비가 많이 나올 것으로 예상해 예산을 계획했었다.






수도꼭지 제거, 수도 마개 작업

타일 철거를 위해 수도꼭지를 빼고 수도 마개로 마감하는 작업을 했다. 그런데 수도 마개라는 명칭이 어색할 정도로 “메꾸라”라는 일본어로 통용되고 있었다. 애석하게도 일본어 잔재로 인테리어 공사 대부분의 명칭이 일본어로 되어 있다. 다루끼, 육가, 젠다이, 가네, 구배, 메지, 와리, 덴죠 등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다면 한 번쯤은 들어봤을 명칭이다.



몽키 스패너도 화장실 수도꼭지를 제거하는 모습

팔 힘만으로는 움직이질 않아 온몸으로 돌려서 겨우 뺄 수 있었다. 오래돼서 빡빡한 걸까.



벽 안에 있던 파이프가 빠지기도 했다.



상수도 파이프인데 왜 이런 물이 나오는 걸까? 깨끗이 씻어 넣어줬는데 너무나 지저분해서 신경 쓰이기 시작했다.

후일담

처음 계획에는 보일러 배관, 수도 계량기와 연결된 상수도 배관을 전부 교체하려고 했다. 하지만, 공사 범위가 커져 감당할 수 있을지 고민하던 중 이웃 할머니께서 오래된 집이니 무너질 수 있으니 공사 하지 말라고 거세게 항의 하셨다. 바닥을 다 드러내야 하는 공사다 보니 부담스러웠는데 항의 하시는 분까지 있으시니 결국 포기하기로 결정.
알고 보니 그 할머니는 같은 빌라가 아닌 다른 빌라분이셨다는 게 충격이었다. 잘 알아보고 진행했더라면 좋았을 걸 후회한다.
왜냐하면 입주 초반에는 화장실에서 녹물이 나왔었다. 다행히 지금은 녹물이 안보이지만 수돗물에 섞여 나오고 있을 것 같다. 거기다 현재는 밑에 층, 거실 천장이 젖는다는 연락을 받고 원인을 찾는 중이다.



검은 봉지에 담겨 있는 수도 마개(메꾸라)와 테프론 테이프
집 근처 철물점에서 쉽게 살 수 있는 테프론 테이프, 수도 마개(메꾸라)
수도 마개(메꾸라)에 테프론 테이프를 감아주고 있는 모습
15A 규격에 테프론 테이프를 시계방향으로 15~17바퀴 감았다.

전문가분들은 어떤 방법으로 작업하시는지 궁금해서 검색해 봤는데 배관 규격에 맞게 15A는 15바퀴, 20A에는 20바퀴 정도로 작업하는 듯해 보인다. 하지만, “테프론 테이프가 중국산이면 더 얇다 보니 더 감아줘야 한다.”, “배관 끝에 걸리게 꼼꼼히 감아야 한다.”“아니다. 배관 끝에 걸리면 찌꺼기가 생겨 파이프 안에 들어가니 끝에 걸리지 않게 감아야 한다.” 등! 여러 가지 방법이 혼란스럽게 만들기만 할 뿐이었다.



몽키스패너로 수도 마개(메꾸라)를 수도 배관에 조여주는 모습
화장실 수도 배관에 수도 마개로 마감되어 있는 모습

처음 해보는 작업이라 상수도를 열었을 때 물이 샐까 봐 조마조마했지만, 다행히 물이 새는 상황은 없었다.



물이 없는 변기 물탱크 모습
변기에서 분해된 변기 물탱크 모습

변기 물탱크 제거. 변기까지 제거하려 했으나 똥 배관을 어떻게 막을지 몰라서 일단 물탱크만 제거해 뒀다.






이게 다 추억 아니겠어?

화장실 수도를 막는 작업을 하고 있을 때 아내는 벽지 제거 작업을 하느라 주방에 있는 수도로 물을 받아서 사용했었다. 그런데 수도를 잠그지 않았던 건지, 수도를 열고 기다리고 있던 건지는 모르겠지만, 수도계량기를 여는 순간 비명이 들려 가보니…



물 바다가 된 주방의 모습

주방 수전 앞에 바닥에 물이 한가득.



물줄기의 흔적으로 천장에서 물이 떨어지고 있는 모습

위를 보니 천장을 가로지르는 물줄기의 흔적. 놀라웠다.



주방의 모습과 물줄기의 흔적을 한눈에 보여주는 사진

물줄기가 얼마나 강했을지 상상이 간다.



물줄기를 정면으로 맞아 아내의 몸이 일자로 젖어 있는 모습
물줄기의 흔적이 부엌 천장뿐만 아니라 아내에게도 있었다.

그 물줄기를 정면으로 맞은 아내.
더운 날이었는데 찬물로 더위를 식힌 거 아니냐며 엄청나게 웃었더니 눈으로 물줄기 같은 레이저를 발사했다.
이게 다 추억 아니겠어?!






전등, 콘센트 제거

전선도 철거 작업을 하기 위해 사용하지 않는 조명, 콘센트를 제거하는 작업을 진행했다. 평소 전기를 무서워하던 터라 차단기를 내려도 괜히 만지기 무서웠다. 장갑을 꼈는데도 겁이 나는 건 어쩔 수 없다. 이런 사람이 전기 작업을 하려고 하다니…



천장에 달린 전등을 제거하고 있는 모습
전기선을 절연테이프로 마감하고 있는 모습

사용하지 않는 등은 제거 후 절연테이프로 마감.



콘센트에서 나온 전선을 절연 테이프로 마감해 놓은 모습

콘센트도 꼼꼼히 마감해 뒀다.



천장에서 나온 전선을 절연 테이프로 마감해 놓은 모습

어차피 안 쓸 전선이라 뽑아 버렸어도 상관없지만 배선 작업이 어떻게 되어 있는지, 차단기까지 어떻게 연결되어 있는지 궁금해서 전선을 절연테이프로 마감만 해놨다. 나머지 전선 제거 작업은 천장 철거 후에 진행할 계획이다.



전기 작업은 이 정도 공구만 가지고 작업했다. 툴 벨트가 없었더라면 어딘가에 올려두고 쓸 때마다 가지러 갔거나 바지 주머니에 넣었을 텐데 툴 벨트 덕분에 필요할 때마다 바로바로 쓸 수 있어 너무나 편리했다. 마치 옆에 보조 한 명이 공구를 들어주는 셈이다.



  • 터프빌트(Toughbuilt) 엑스반도 TB-CT-51-G 보러 가기
    툴벨트를 흘러내리지 않게 잡아주는 역할을 하는 동시에 허리 피로도를 낮춰주는 역할을 해 툴벨트와 같이 사용하는 것을 추천한다. 하지만 여름철에는 사용하기 너무 덥고 겨울철에는 추위를 막아줬다.

  • 터프빌트(Toughbuilt) 공구집 세트 TB-CT-111C (파우치 2개, 벨트 클립 2개) 보러 가기
    터프빌트의 클립으로 탈부착할 수 있는 시스템이 너무 편리했다.

제휴 링크로 구매 시 제휴마케팅 활동의 일환으로 일정액의 수수료를 지급받아 콘텐츠를 제작하는데 큰 도움이 됩니다.





새로 구입한 장비

손에 들고 있는 압축식 분무기 모습
다이소에서 구매한 압축식 분무기. 3,000원

벽지 떼기를 물을 뿌려가며 작업했는데 일반 물뿌리개로 작업하는 게 너무 답답했는데 다이소에 이런 게 있었다. 공기를 압축해서 넣으면 물이 연속해서 계속 분사되다 보니 물뿌리기가 전보다 훨씬 편했다. 역시 장비빨이 좋긴 좋다.





천장 철거

천장 철거는 작은방부터 진행했다. 면적이 좁으니까 쉬울 걸로 예상했지만, 천장에 하는 작업은 다 힘들었다. 자세도 힘들고 얼굴로 떨어지는 것도 많아 일하기 불편했다.



천장의 벽지가 얇은 합판처럼 한 번에 떨어지는 모습
작은방 천장 철거 작업 중

우선 천장에 붙어 있는 벽지부터 제거했는데 거의 합판 수준으로 떨어진다. 도대체 몇 겹으로 붙여놓은 건지…
천장은 다행히 합판 1장으로 붙어 있어서 뜯어내기 편했다. 목공 작업하는 방법을 많이 찾아봤는데 대부분 석고보드 2장이나 합판 1장 + 석고보드 1장으로 천장을 작업한다. 이 집은 오래전에 만들어져서 그랬을까, 아무튼, 철거하는 입장에서는 다행이었다.



그런데 천장 위 공간이 많을 줄 알았는데 겨우 4~5cm 정도밖에 없다. 천장을 더 올리고 싶었는데 너무나 아쉬운 순간이었다. 저 좁은 공간에서 전기배관이 지나다녀야 할 텐데 가능할지 찾아봐야겠다. 오히려 천장을 더 내려야 하는 일은 없겠지? 설마...



쇠 지렛대(빠루)로 막 뜯어냈다. 작업이 어렵지는 않았는데 한 번에 다 떨어질까 봐 무서웠다.



집수리 아카데미에서 목공 작업을 진행할 땐 타카(네일러)로 나무를 고정했는데 철거 작업을 하면서 보니 일반 못으로 고정되어 있었다. 오래전에는 공압용 타카가 아닌 화약용 타카를 사용했다는 글을 본 적 있는데 화약용 타카는 이런 못을 사용했나 보다. 아니면 망치로 했으려나…? 설마~ 공압용 타카 중에 이런 못을 사용하는 게 있겠지?
역시 교육 과정으로 배우는 거랑 현장에서 직접 보면서 배우는 게 다르긴 달랐다.

작은방 천장, 전기 배선 모습
작은방 천장, 전기 배선

전기 배선도 배운 대로라면 은색으로 된 매립용 박스가 있어야 할 자리에 아무것도 없었다. 전선관으로 쓰인 배관도 처음 보는 관이었다. 30년 전에 지어진 빌라니까 그런 거겠지? 이론적으로 배운 것과 현장의 모습이 너무나 다르다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앞으로 작업이 가능할지 걱정되기도 했다. 뭐만 했다 하면 걱정이 생기는 건 초보니까 어쩔 수 없다.



작은방 천장이 제거된 후의 모습
작은방

합판을 뜯어내는 것은 쇠 지렛대(빠루)로 쉽게 했는데 각재는 뭔가 잘 안된다. 하나를 뜯으면 다 뜯길 것만 같은 느낌에 각재 간격도 배운 대로 되어 있진 않아 당혹스러웠다. 배웠던 건 407mm 간격인데 일정하지 않았다. 뭐! 각재 개수가 적어 철거하기 쉬우니까 다행이다.



철거하면서도 배울 점이 많았다. 역시 이론은 이론일 뿐, 어떤 방법을 왜 그렇게 해야 하는지 그 원리를 아는 것이 중요하다는 것을 깨달았다. 게다가 이런 현장에서 경험해 볼 수 있는 기회가 쉽게 생기는 것이 아니니 큰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안타깝게도 몇 주, 몇 달 전에 했던 작업이 점점 머릿속에서 잊혀 가고 있다. 그나마 이렇게 기록으로 남기면 조금이나마 잊혀 가는 기억을 잡을 수 있지 않을까?

다음에는 단독 주택으로 집을 짓고 싶은데 조금이나마 지금의 기록이 도움이 되었으면 좋겠고 이 블로그를 찾아오시는, 셀프 인테리어에 관심이 있으신 분들에게 조금이나마 참고가 되었으면 좋겠다.

• • •

단열재, 아이소핑크 구입. 장비 구입, 셀프로 방 천장 철거 완료. #09
우리집 인테리어 도전기, 아홉 번째 이야기로 단열재 아이소핑크 구입 이야기와 구입한 공구 이야기(디월트(Dewalt) 외 여러 가지 공구), 큰방, 작은방 천장 철거 이야기를 담고 있다.